VRC 하면서 솔직히 인덱컨 중요하지 않다. 페이셜 없어도 괜찮다. 풀트도 없어도 된다. 하지만 많은 유저가 풀트를 사고, 페이셜을 사고, 인덱컨까지 산다. 아바타도 똑같다. 아바타도 하나만 있으면 충분한데 아바타를 또 사고 또 꾸미고 매일 유니티를 하면서 자기 아바타를 꾸민다.
우리가 풀트를 사는 이유는 반트일 때 사진을 못 찍어서, 다리를 움직이고 싶어서 등의 이유다.
향상심이라고 할 수 있다.
욕심이라고 할 수도 있고.
조금 더 완벽한 모습을 구현하기 위한 욕심.
'완벽'을 위해 한 발 더 내디딘 사람이, 한 발 내디뎠다고 더 안 내딛을까?
친구들이 페이셜을 하기 시작하면 페이셜이 없는 나는 부족하다고 느낄 수밖에 없다. 지금까지 다른 사람에게 조금 더 완벽한 내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했는데, 다들 페이셜을 쓰고 있고 나만 없으면 내 단점이 자꾸만 눈에 밟힐 수밖에 없다.
"표정을 잘 구현하지도 못 하는 거 같은데 굳이?" 처음에 생각했더라도, 주변에서 쓰기 시작하면 결핍이 된다. 지금까지 더 나은 모습을 보여주려고 유니티도 배우고 부스 의상도 잔뜩 구매하고 장비도 다 샀던 내가 돈 몇 푼 때문에 페이셜을 안 쓸 리가 없다.
페이셜을 구매하고 자랑한다고 영상을 보여줬더니 누군가가 "손 (굳어있는 거) 되게 신경 쓰이네요" 한 마디 하면? 지금까진 인지하지 못 해서 몰랐는데, 누군가의 한 마디 때문에 자꾸만 인덱컨 쓰는 사람들의 손을 보게 되고, 굳은 자기 손을 보면서 결핍으로 자꾸만 인식한다.
그러면 인덱컨도 사게 되는 거고.
하나라도 '업그레이드'한 적이 있는 사람은 시간의 차이일 뿐 인덱컨까지 결국에 도달한다.
돈만 있다면.
나는 페이셜도, 풀트도, 인덱컨도 다 있다.
사고 나서 지금까지 항상 드는 생각은 '쓸모없다'는 생각뿐. 나는 풀트도 자주 착용하지 않고, 인덱컨은 사고 나서 몇 번 켜지도 않았다. 그래서 안 사도 된다는 생각뿐이다. (페이셜은 뚝배기니까 그래도 많이 썼다)
하지만 나는 과거로 돌아간다 해도 그 기기들을 다시 살 수밖에 없다는 걸 안다.
비싼 차 타보니까 다 똑같더라고 비싼 차 타본 사람이 말하는 거랑, 타본 적도 없는 사람이 차 다 똑같다고 말하는 게 모양새가 다르니까. 페이셜 풀트 인덱컨 이런 거 하나 더 장착한다고 없을 인기가 생기지도 않는다는 사실을 알아도 살 수밖에 없다.
퀘프로 나온 지 얼마 안 됐을 때 퀘프로 컨트롤러 욕하던 유저가 예전에 꽤 많았다.
하지만 그들은 그렇게 퀘프로 컨트롤러 욕을 하면서도 절대 퀘프로를 중고로 팔지 않았다.
나도 똑같다.
풀트 필요 없고 페이셜 없어도 되고 인덱컨 개 쓸모없지만 나는 중고로 팔 생각 없다. 이렇게 필요 없으면 팔 법도 한데 곧 죽어도 나는 팔 생각이 없다. 내가 게임을 접는 게 아니라면 팔 생각이 없다. 쓸모없는 걸 알아도 '내가 할 수 있는데 안 하는 거'랑 '없어서 못 하는 거'는 다르니까.
퀘프로 그지 같으면 내 친구 중에 구하는 사람 있는데 중고로 파는 게 어떠냐 그러면 말 돌리던 친구들 다 기억한다.
그런 거지.
업그레이드는 해도 다운그레이드는 할 수 없다.
근데 정말 풀트도, 인덱컨도, 페이셜도 그렇게 필요한 기기가 아니다. 굳이 안 사도 된다. 사지 말라고 말려도 사겠지만. 게임 즐기는 데엔 페이셜 없는 뚝배기 하나로도 충분하다. 그렇게 필요 없다 해도 내 기기를 중고로 팔진 않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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