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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RChat/VRC 보고서

인덱컨까지 사고 마는 이유 [VRChat 보고서 62편]

by 심해잠수부 2024. 4. 16.

VRC 하면서 솔직히 인덱컨 중요하지 않다. 페이셜 없어도 괜찮다. 풀트도 없어도 된다. 하지만 많은 유저가 풀트를 사고, 페이셜을 사고, 인덱컨까지 산다. 아바타도 똑같다. 아바타도 하나만 있으면 충분한데 아바타를 또 사고 또 꾸미고 매일 유니티를 하면서 자기 아바타를 꾸민다.

우리가 풀트를 사는 이유는 반트일 때 사진을 못 찍어서, 다리를 움직이고 싶어서 등의 이유다.

향상심이라고 할 수 있다.
욕심이라고 할 수도 있고.

조금 더 완벽한 모습을 구현하기 위한 욕심.

'완벽'을 위해 한 발 더 내디딘 사람이, 한 발 내디뎠다고 더 안 내딛을까?

친구들이 페이셜을 하기 시작하면 페이셜이 없는 나는 부족하다고 느낄 수밖에 없다. 지금까지 다른 사람에게 조금 더 완벽한 내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했는데, 다들 페이셜을 쓰고 있고 나만 없으면 내 단점이 자꾸만 눈에 밟힐 수밖에 없다.

"표정을 잘 구현하지도 못 하는 거 같은데 굳이?" 처음에 생각했더라도, 주변에서 쓰기 시작하면 결핍이 된다. 지금까지 더 나은 모습을 보여주려고 유니티도 배우고 부스 의상도 잔뜩 구매하고 장비도 다 샀던 내가 돈 몇 푼 때문에 페이셜을 안 쓸 리가 없다.

페이셜을 구매하고 자랑한다고 영상을 보여줬더니 누군가가 "손 (굳어있는 거) 되게 신경 쓰이네요" 한 마디 하면? 지금까진 인지하지 못 해서 몰랐는데, 누군가의 한 마디 때문에 자꾸만 인덱컨 쓰는 사람들의 손을 보게 되고, 굳은 자기 손을 보면서 결핍으로 자꾸만 인식한다.

그러면 인덱컨도 사게 되는 거고.

하나라도 '업그레이드'한 적이 있는 사람은 시간의 차이일 뿐 인덱컨까지 결국에 도달한다.

돈만 있다면.

 

나는 페이셜도, 풀트도, 인덱컨도 다 있다.

사고 나서 지금까지 항상 드는 생각은 '쓸모없다'는 생각뿐. 나는 풀트도 자주 착용하지 않고, 인덱컨은 사고 나서 몇 번 켜지도 않았다. 그래서 안 사도 된다는 생각뿐이다. (페이셜은 뚝배기니까 그래도 많이 썼다)

하지만 나는 과거로 돌아간다 해도 그 기기들을 다시 살 수밖에 없다는 걸 안다.

비싼 차 타보니까 다 똑같더라고 비싼 차 타본 사람이 말하는 거랑, 타본 적도 없는 사람이 차 다 똑같다고 말하는 게 모양새가 다르니까. 페이셜 풀트 인덱컨 이런 거 하나 더 장착한다고 없을 인기가 생기지도 않는다는 사실을 알아도 살 수밖에 없다.

퀘프로 나온 지 얼마 안 됐을 때 퀘프로 컨트롤러 욕하던 유저가 예전에 꽤 많았다.

하지만 그들은 그렇게 퀘프로 컨트롤러 욕을 하면서도 절대 퀘프로를 중고로 팔지 않았다.

나도 똑같다.

풀트 필요 없고 페이셜 없어도 되고 인덱컨 개 쓸모없지만 나는 중고로 팔 생각 없다. 이렇게 필요 없으면 팔 법도 한데 곧 죽어도 나는 팔 생각이 없다. 내가 게임을 접는 게 아니라면 팔 생각이 없다. 쓸모없는 걸 알아도 '내가 할 수 있는데 안 하는 거'랑 '없어서 못 하는 거'는 다르니까.

퀘프로 그지 같으면 내 친구 중에 구하는 사람 있는데 중고로 파는 게 어떠냐 그러면 말 돌리던 친구들 다 기억한다.

그런 거지.

업그레이드는 해도 다운그레이드는 할 수 없다.

 

근데 정말 풀트도, 인덱컨도, 페이셜도 그렇게 필요한 기기가 아니다. 굳이 안 사도 된다. 사지 말라고 말려도 사겠지만. 게임 즐기는 데엔 페이셜 없는 뚝배기 하나로도 충분하다. 그렇게 필요 없다 해도 내 기기를 중고로 팔진 않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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