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VRChat/VRC 보고서

브붕이 목소리 [VRChat 보고서 57편]

by 심해잠수부 2024. 4. 7.

게임 할 만큼 한 사람은 다 알고 있겠지만, VRC에서 계집애 같은 목소리가 인기가 많다.

나는 계집애 같은 목소리 내는 애들이 원래 목소리로 말할 때를 훨씬 더 좋아하지만, 내 취향과 별개로 많은 유저가 계집애 같은 목소리를 선호한다. 커뮤니티에서 "현실에서는 족병신 취급당할 목소리 이딴 겜에서만 좋다고 물고 빠네 아오" 같은 한탄 섞인 글이 가끔씩 올라오는 이유기도 하다.

 

게임 내 랜선 연애를 '연애'가 아니라 '과몰입'이라고 부르는 이유는 현실 연애와 구분하기 위함이다. "게임 아바타를 보고 게임에 과몰입한 거지, 실제로 남자 좋아하는 동성애자는 아니다"라는 의미가 과몰입이란 단어에 담겨있다.

게임만 보면 진짜 동성애자 같지만, 그리고 실제로 VRC 하지 않는 사람이 보면 VRC가 동성애자 소굴과 다를 바 없지만, 정작 커뮤니티를 보면 동성애 티를 내거나 동성애 같은 행동을 하면 배척하고 박해한다. 정작 과몰입 타령하면서 가장 동성애 같은 이야길 하면서도 말이다.

방금 했던 얘길 반대로 뒤집어 해석하면

동성애자 같은 행동을 누구보다 열심히 하고 있지만, 사실은 ' 동성애자가 아니기 위해 노력하는' ' 동성애스러운 요소를 받아들일 수 없는' 유저가 게임엔 엄청 많다는 얘기기도 하다.

여자 아바타를 쓰고 있지만 '내용물은 그 누구보다 남자 같은 사람과 온갖 행위를 하면서도' 정작 자기가 하는 행동을 ' 동성애'가 아니라 '과몰입'이라 생각하며 동성애자는 아니라며 선을 긋는다.

 

그래서 그렇다.

VRC 오래 한 유저는 어느 정도 톤을 높여서 말하는 기술을 기본적으로 장착하고 있는 이유도, VRC에서 톤을 높여서 말하는 유저가 많은 이유도. 이상한 계집애 같은 말투를 사용하려고 노력하는 이유도.

그런 사람들에겐 모니터 뒤에 '남자가 있다'는 느낌을 주는 게 아니라 '남자가 없다'는 느낌을 주어야만 하니까.

 

내 주변에도 정말 많다.

과몰입 주제로 얘기가 나오면 항상 나오는 얘기기도 하다.

'이렇게 VRC를 오래 했지만 아직도 남자 목소리는 거부감이 든다' '솔직히 여목까진 아니어도 톤 정도는 높이고 약간 남자 목소리 느낌은 지웠으면 좋겠다' 그런 말을 주변에서 괜히 하는 게 아니다.

다들 티를 안 내고 있을 뿐이지, 그런 목소리를 선호하는 유저가 꽤 많다. 오늘도 두 명에게 그런 얘길 들었다. '친구'로는 평범한 굵은 목소리여도 상관없지만, 그 이상의 관계가 되기 위해서는 그런 목소리를 다룰 줄 알아야만 하는 경우가 꽤 많다.

게임에서 그런 관계를 가질 필요는 없지만.

너무 좋아서 그 이상으로 친해지려고 했는데 그런 이유로 컷 당할 수도 있다.

이 게임 만만치 않다. 찐게이만 하는 게임이 아니라서 니즈가 쓸데없이 현실적인 이유로 복잡하다.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