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몰입 명시 안 했으면 과몰입 아니다

<VRChat 보고서 9편: 오늘부터 1일>에서 한 번 말한 적 있는 주제인데, 그에 관한 이야기를 조금 하려고 한다. VRC 보고서가 아니라, 내 생각을 쓰는 평범한 글로, 제발 안 그랬으면 좋겠고, 그런 행동 하는 사람들 꼴불견이라는 사실만 알아줬으면 좋겠다.

내 말이 매우 공격적일 수 있지만, 나는 정말로 그런 행동을 보면 화가 난다.

 

과몰입 명시 안 했으면 과몰입 아니다.

과몰입을 명시하라는 건 '우리 과몰입이다'라고 서로 정확히 인지할 수 있게, 과몰입과 같이 있는 공간에서 다른 친구들에게 우리 과몰입이라고 떠벌리고 다니든 아니면 고백하고 고백에 성공하든 '우리 과몰입이지?'라고 상대에게 물어 확인 절차를 거치든 과몰입이라고 말할 수 있는 근거를 만들라는 얘기다.

과몰입이에요 써놓고 다니라는 게 아니라,
과몰입이라고 '서로' 확인한 이후부터만 과몰입이니까 확인을 하라고.

사랑해 같은 표현을 한다고 해서 과몰입은 아니다. 브야스 자주 한다고 과몰입이라고 할 수 없다. 주인님과 노예가 되어도 과몰입이라고 할 수 없고, 친구들 사이에서 '둘이 과몰입하니?' 같은 소리를 몇 번 들었다고 해서 과몰입이라고 할 수도 없고, 친구 누군가가 '너희 둘 과몰입이잖아' 몇 번 말하고 다녔다고 해서 과몰입이 되지도 않는다. 같은 반지를 꼈다고 해도 과몰입이라고 할 수 없다! 내 주변엔 과몰입 아닌데도 반지 끼고 다니는 사람이 있는데 그딴 걸로 과몰입 운운하지 말라.

과몰입은 나와 상대방이 서로 '우리 과몰입이다'라고 같은 의식을 가졌을 때만 과몰입이다. 그렇기 때문에 고백을 하고 성공을 하든, 우리 과몰입이냐고 물어보고 맞다는 말을 듣든 상대방에게 확인 과정을 거쳐야만 한다.

 

그런데 생각보다 많은 유저가 표현하지 않고 과몰입처럼 지낸다.

명시를 하면 책임을 져야 하니까 책임을 회피할 목적으로 과몰입이 아니라고 말하며 상대방에게 감정을 뽑아먹으려고 한다. 이런 행동을 했으면 자기가 하는 게 과몰입이 아니라 서로가 서로에게 감정적으로 기생하는 관계라는 걸 인지해야 하는데, 이런 유저들 중에는 자기가 과몰입한다고 착각하고 있는 유저도 있다.

과몰입 명시 안 했으면 그거 과몰입 아니다.

아무리 진심이었어도 상대를 엄청 좋아했어도 상대랑 정말로 그런 거라고 착각하며 지냈다고 해도 그건 과몰입 아니다. 그냥 혼자 좋아한 거고 거절 못 하는 상대방에게 들러붙어 거머리마냥 상대방 피 쪽쪽 빨아먹으면서 지낸 연예인과 팬의 관계지 과몰입 아니다 그건. 상대방이 자기를 정말 좋아하고 잘 받아줬다고 한들 '서로 감정적인 부분을 뽑아먹기 위해 서로가 서로에게 기생한 거지, 그건 과몰입 아니다. 나중에 언제든 쌩까도 되고, 둘 중 하나가 다른 사람이랑 과몰입해도 아무 상관 없는 '친구' 관계지 그게 어딜 봐서 연인 관계냐? 그게 싫었으면 고백했어야지. 그게 싫었으면 과몰입하고 있는 거 맞냐고 물어봤어야지. 지가 무서워서 고백도 못 하고 혼자 과몰입하고 있다고 착각하면서 혼자 착각하고 혼자 좋아하고 혼자 망상하고 상대방의 친절, 혹은 잠깐의 애정을 사랑이라 믿으며 바보 같은 행동한 거면서 뭔 과몰입이냐. 상대방이 그 때 잠시나마 자기를 좋아했다고 그게 연인인 건 아니다. 아무리 좋게 봐도 그건 썸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고, 연인 관계가 되지 못 한 미생과 다를 바 없다.

근데 시간 다 지나고 걔가 갑자기 자기한테 관심 안 주면 '애인인데' 왜 관심 안 주냐고 찌질한 행동 다 하고, 걔가 다른 사람이랑 놀면 집착하면서 왜 걔랑만 노냐고 또라이 같은 집착 보이고, 주변에서 아무도 과몰입이라고 생각 안 하는데, 주변에선 죄다 임자 호소인이라고 생각하는데 지 혼자만 과몰입하고 있다 착각하고, 혼자만 과몰입이라고 생각하면서 온갖 종류의 멘헤라질 하고, 걔가 갑자기 다른 사람이랑 과몰입한다고 하면 환승 당했다고 생각하며 온갖 종류의 남 탓.

작작 해야지.

거기까진 그럴 수 있다 쳐.

근데 얘네들은 과몰입 한 거라고 착각하니까 (상대가 자기랑 거리 두면) 주변에 자꾸 이상한 소릴 하고 다녀. 서로 좋아했는데 버림을 받았다느니 이상한 소릴 자꾸 주변 사람에게 하고 다녀. 자기가 과몰입하다 깨진 사람인 듯 말을 하고 다녀. 과몰입하고 깨졌으면 참 안타깝다 생각할 텐데 혼자 망상하고 혼자 착각하고 혼자 '쫄려서' 고백도 못 해서 과몰입 관계로 진전되지도 못 했으면서, 고백했어도 어차피 상대방이 거절해서 과몰입 못 했을 거면서, 어차피 실패할 거 아니까 고백 못 한 거면서 고백도 안 해놓고 상대방과의 관계에 기생해서, 상대방의 친절에 기생해서 좋은 감정 쪽쪽 빨아먹다가 다 끝나니까, 걔랑 나는 과몰입이었다? 걔가 날 버렸다?

아무리 이용당한 거 같아도 혼자 좋아한 거고 상대방 이용한 거잖아.

나도 그런 관계 없어 본 거 아냐. 그런 관계가 있어 봤고 그런 오해 당해본 적 있기 때문에 그 뒤로 항상 말했지. 우리 과몰입 아닌 거 알지? 과몰입은 아냐. 오해하는 게 싫어서 몇 번이고 몇 번이고 이상한 관계가 되는 거 같으면 우리 과몰입 아니라고 몇 번이고 말했어. 고백도 안 해놓고 나중에 가서 과몰입이었자나 하면서 지 혼자 우울해하고 지 혼자 나중에 피해자인 척 말하고 다니는 게 싫어서 항상 말했지.

근데 내가 이걸 먼저 말하는 거도 웃겨.
당연히 확인 절차 안 거치면 당연히 아닌 건데.
근데 그런 착각하는 유저들이 있으니까 선을 안 그을 수가 없어.

현실에서 여자한테 그런 식으로 행동해 봐 진짜 스토커랑 다를 바가 없어. 아무 관계도 아니었고 그저 친절하게 대해줬을 뿐인데 남자애가 자꾸 선을 넘길래 아 짜증나네 싶어서 연락을 끊었어. 근데 그 때부터 "우리 사귀는 거 아니었냐"면서 온갖 종류의 헛소리 한다고 생각해 봐 진짜 끔찍해. 그게 3년 동안 잘해준 거였어도 확인 안 했으면 너랑 사귀는 건 아닌 거지.

적어도 사귀는 거라고 보이고 싶었으면 친구들에게 연인 대접을 받고 있었어야지.

근데 그런 적 있나?

사귄다고 말 한 적이 없고 상대방은 어느 정도 거리를 뒀는데 너만 진심으로 좋아했다고 해서 친구들 중 누가 그렇게 대해주겠어? 걔는 여자애라 주변에 친한 척 대하는 남자 사람 친구야 주변에 잔뜩 있는데? 걔랑 섹스 몇 번 했다고 해서 연인인 건 아냐. 너만 착각한 거지. 여자애는 친구들한테 '아 얘 몇 번 부탁하는 거 거절 못 해서 받아준 건데 자꾸 나한테 집착해서 피곤해'하고 말하고 다니진 않았을까? 너만 모르지 않았을까?

그런데 걔 의사는 제대로 확인도 안 해놓고 '우리 이미 그런 사이였잖아?' 에휴.

몇 번 했으면 섹파 관계였을 순 있지.
근데 섹파가 연인은 아니지.
섹파가 연인이 되고 싶으면 고백을 해야지.

짱친이었을 순 있지.
근데 짱친이 연인은 아니지.
짱친이 연인이 되고 싶으면 고백을 해야지.

썸이었을 순 있지.
근데 썸이 연인은 아니지.
썸이 연애로 발전하고 싶으면 고백을 해야지.

아무것도 안 했는데 어케 과몰입인데?

고백하고 까인 적이 있어서, 과몰입하다 깨진 적이 있어서 쫄려서 과몰입이라고 명시를 못 하겠다 같은 쫄보 마음은 그대의 마음이고 그런 마음을 세상의 기준이 알아줄 필요는 없지.

그니까 제발 과몰입이었던 적도 없으면서 과몰입이었다고 헛소리하고 다니지 말자. 과몰입 상호 간 확인 절차 안 거쳤으면 과몰입 아니니까, 과몰입이라고 명시한 적 없으면 과몰입 아니니까 제발 과몰입 한 것처럼 말하고 다니지 말자.

진짜 보기 안 좋아. 그런 행동하는 부류의 친구들이 싫어서 하는 말이 아니라 진짜 그거 잘못된 행동이라 하는 말이야. 상호 확인 절차 안 거쳤으면 그건 과몰입 아니야 뭘 했든 무엇을 어떻게 했든 무슨 감정을 주고받았든 간에 확인 안 했으면 과몰입 아니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