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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RChat/VRC 보고서

음지, 양지 [VRChat 보고서 52편]

by 심해잠수부 2024. 3. 9.

VRC는 음지가 있고, 양지가 있다.

음지를 경험해 본 이는 어떠한 환경을 음지라고 말하는지 느낌적으로 충분히 이해하지만, 음지를 잘 모르는 이는 항상 묻는다. 음지와 양지의 차이가 뭔가요? 저는 음지인가요 양지인가요? 음지가 정확히 어떤 의미인가요?

나도 내가 보고 겪은 요소로 느낌적으로만 이해하는 거지, 정확히 말할 수는 없었다.

하지만 이건 정확히 말할 수 있다.

라이트가 많다고, 브야스를 한다고 음지 유저는 아니다.

생각보다 많은 이가 라이트가 많거나 브야스 등의 무언가를 하면 음지라고 '착각'한다. 그가 그러한 음지에 속하는 무언가를 즐기는 사람일 수는 있지만, 그렇다고 그를 음지 유저라고 단정지을 수는 없다.

내가 생각하는 음지와 양지의 결정적인 차이는 '환경'과 '가치관'이다.

수치심이 적을수록 음지고, 수치심이 적을수록 심해다.

프플방에서 행위를 하면 '역겹다'는 소리를 듣기 좋다. 자극적인 요소라 관심을 기울이는 유저도 있겠지만, 기본적으로 부끄러운 행동이다. 친구들 앞에서 굳이 보여주면서 할 필요는 없다. 대부분의 유저가 그러한 행위를 대놓고 하는 유저로 보이고 싶어 하지 않는다.

그래서 웬만해서는 조심히 행동한다.

가끔 욕망에 지배되어 실수를 할 수는 있지만, 대부분은 눈이 맞더라도 둘이 있는 프라이빗한 공간에서 한다. 가끔 욕망에 지배되어 어디 이상한 사진을 찍으러 다닌다거나, 인스턴스를 잘못 파거나 스테이터스 설정을 잘못해서 누군가에게 들킬 때도 있겠지만 그러한 행동을 의도적으로 '지속'하지는 않는다. 한 번의 실수 정도.

게이를 예로 들자면, 남자와 남자가 사랑을 한다거나 섹스를 한다고 문제가 있다고 하긴 어렵다. 똥꼬충이란 비아냥은 들을 수 있지만, 자기네가 한다는데 뭐 어쩌겠어 정도의 느낌으로 다들 받아들인다. 하지만 파트너를 구한답시고 SNS에 통매음으로 걸릴 만한 사진을 올린다면 문제가 된다.

VRC도 그렇다.

지네끼리 하는 거 까진 OK다.
지네끼리 여러 명이서 해도 OK다.

하지만 수치심이라곤 하나도 없다는 듯 불특정 다수 앞에서 한다거나, 누군가가 올 수 있는 공간인데도 피해야 할 필요성을 못 느낀다면 한다면 빼박 음지다. 프플방에서 사람 많은데 이상한 소리를 낸다거나, 이상한 대화를 대놓고 한다던가, 성적 어필을 너무 대놓고 한다던가 등등.

양지에선 무언가 할 때도 '상황 봐가면서' 하는데, 음지는 도덕관념이 박살 난 환경이다 보니 대놓고 해도 괜찮은 줄 안다. 자기네끼리 있을 때야 그러든 말든 자기들 맘이지만, 친구 프플방에 가서 양지 친구가 섞여 있는데도 다른 사람들도 자기들과 같은 줄 알고 선을 자꾸만 넘는다. 그래서인지 그들은 퍼블릭에서도 자꾸 어그로 끌릴 법한 말을 하고.

 

양지와 음지는 생각보다 교류가 적다.

양지 입장에서 음지의 행동은 (방의 분위기를 해치기 때문에) 무례하다 생각할 정도로 문제가 있는 행동이다. 양지에서 받아들여지기 힘들다. 그리고 친구가 문제를 일으킬 경우 친구를 데려온 사람의 평판도 떨어지기 때문에, 자신의 사회적 입지를 생각하는 이는 음지 친구를 다른 친구들 앞에 데려오려고 하지 않는다.

음지가 부끄럽냐?

부끄럽지 그럼.

 

그래서 나는 주황불을 한다.

'제발 내 친구 앞에서 안 했으면 하는 행동을 자꾸만 보여주려 하는 음지 친구'와, 음지 친구가 무례하긴 해도 '내 친구인데 굳이 욕하거나 평가하듯이 물어뜯는 내 양지 친구'나 둘 다 보기 좋은 모습이 아니다.

굳이 물과 기름을 같은 병에 담고 싶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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